국민연금, 운용역 ‘성과급 0원’ 위기에 최소 지급 요건 폐지

입력 2023-09-14 16:35  

이 기사는 09월 14일 16:3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이 운용역들의 성과급 지급 최소 요건을 폐지했다. 내년에 성과급을 한 푼도 받지 못한 운용역들이 전주 이전에 이어 ‘2차 엑소더스’에 나설 것이란 위기감에 요건 개정에 나섰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차 회의를 개최하고 ‘국민연금기금 성과평가보상지침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안건으로 상정된 성과급 지급 최소 기준 폐지안, 개정안, 현행 유지안 중 폐지안으로 결정됐다.

현행 성과급 지급 최소 기준은 국민연금기금의 3년 평균 운용수익률이 3년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을 초과했는지 여부다. 운용역들은 이 기준을 넘어서야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CPI가 급등하면서 국민연금 운용역이 내년 성과급을 받으려면 올해 9.5% 이상 운용수익률을 올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기금위에 △성과급 최소 지급 요건을 폐지하는 1안 △성과급 최소 지급 요건을 개정하는 2안 △현행 유지 의견을 담은 3안 등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2안은 성과급 최소 요건을 ‘5년 평균 기금운용수익률이 양의 값인 경우’로 바꾸는 방안이다. 5년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겠단 것으로, 가능성이 매우 낮아 사실상 1안처럼 폐지 안건에 해당하는 셈이다. 3안은 국민연금 실무평가위원회에서 ‘소급 적용에 해당한다’는 반발이 나와 현행을 유지하는 방안으로 추가됐다.

국민연금 운용역 성과급 기준을 변경한 것은 운용역 이탈 우려 때문이다. 운용역들은 전북 전주로 이전한 뒤 매년 평균 27.3명씩 이탈해왔다. 적은 기본급을 성과급 지급으로 보상했지만 ‘제로 성과급’이 되면 제2의 엑소더스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단 위기 의식이 커졌다.

게다가 국민연금 운용역들은 지난해 사상 최악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거둬 4년 만에 가장 적은 성과급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성과에 대한 국민연금 운용역의 성과급 지급률은 기본급 대비 51.1%로 결정됐다. 이는 2018년 이후 4년 만에 최저치다. 그간 성과급 지급률은 2019년 73.7%→2020년 86.7%→2021년 67.7%로 수익률 고공행진에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성과급을 받으려는 운용역들이 연말 들어 ‘윈도우 드레싱’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윈도우 드레싱이란 기관투자자가 결산을 앞두고 보유 종목의 종가 관리를 통해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행위를 말한다. 성과급을 받기 위해 인위적인 주가 부양에 나설 수 있단 분석이다. 하반기 운용 여부에 따라 수익률을 0.5%포인트가량 높이면 성과급을 받을 수 있어서다. 국민연금의 상반기 수익률은 9.09%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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